MCW 스포츠 분석에 따르면, 잉글랜드가 다음 경기에서 슬로바키아를 이긴다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에 대한 비판은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하지만 부진이 계속된다면, 거센 여론의 폭풍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사우스게이트가 선택한 26인의 명단 자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그의 전술 구성이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는 평소 직접 경기장을 찾아 프리미어리그를 자주 관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맨시티, 아스널, 리버풀의 전술적 맹점도 눈에 들어왔어야 했다.
맨시티에서는 포든이 10번 역할을 맡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되고 있다. 발밑 기술은 뛰어나지만, MCW 스포츠 기자는 포든이 돌파형 자원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아스널은 올 시즌 상대를 박스 안에 몰아넣고 느린 템포로 볼을 돌리는 패턴에 치중하며 공격이 단조로워졌고, 그 여파로 사카의 속도감 있는 플레이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사우스게이트는 이런 흐름을 간과한 듯하다. 리버풀은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전술을 구사해왔다. 아놀드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가며 미드필더처럼 패스를 찔러주고, 살라가 이를 받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아놀드가 부상 이후 회복세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크로스나 롱패스의 정밀도도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클롭 감독 역시 아놀드를 기본적으로는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하며, 공격 시에만 중앙으로 이동시켰다. 그를 원래부터 중원에 두는 방식은 위험성이 크다. 사우스게이트의 가장 큰 착각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 중인 벨링엄의 역할을 착오한 것이다. 그는 전통적인 10번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는 아니다. 만약 잉글랜드가 4-3-3을 활용한다면, 벨링엄은 라이스의 오른쪽에 배치되어 박스 투 박스 스타일로 활약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벨링엄이 10번처럼 보이는 것은 팀의 전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레알은 크로스와 모드리치 같은 정교한 후방 빌더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른쪽 중원의 발베르데가 끊임없이 침투한다. 실질적으로는 4-2-2-2에 가까운 전술 구조로 운영되며, 이는 벨링엄의 활동 반경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결과다. 하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는 그가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에 기술적 완성도나 시야, 판단력이 부족하다. 벨링엄의 강점은 순간 폭발력과 2차 침투에서의 골 결정력인데, 오히려 10번 포지션이 그의 장점을 가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스게이트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단지 후방에서는 메이누로 교체했고, 오른쪽 공격진에는 파머를 기용하려 한다. 이 조합으로 조별리그의 정체된 공격 흐름을 끊어낼 수 있을지 실험할 계획이다. 하지만 잉글랜드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남아 있다. 바로 왼쪽 풀백 자원이다. 루크 쇼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트리피어는 부상 여파로 기동력이 떨어졌다. 트리피어는 본래 오른발잡이에다가 나이도 있어 왼쪽 수비수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안 라이트는 사카를 임시로 왼쪽 수비수로 돌리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아르테타 체제의 아스널에서 사카는 오른쪽 윙어로 자리잡았고, 그의 안쪽 커팅 후 왼발 슛은 아스널의 주요 공격 루트 중 하나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사카는 부진한 편은 아니었지만, 현재 잉글랜드는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고 전방 압박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사우스게이트는 파머를 통해 변화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것이다.
만약 트리피어가 출전이 어렵다면, 사우스게이트는 사카를 왼쪽 풀백에 배치하지 않고 워커를 왼쪽으로 돌리고, 아놀드를 오른쪽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렇게 촉박한 상황에서 전술 조합을 완전히 재설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MCW 스포츠 유럽 담당 기자는 결국 사우스게이트가 기대야 할 것은 선수 개인의 번뜩임뿐이라고 진단했다. 대회가 클수록 감독의 전술보다도 스타 선수들의 한 방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다시 한번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