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W 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중원의 베테랑 그라니트 자카는 단순히 경기에서의 활약뿐 아니라 수차례 실패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유럽 축구 팬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누구나 한두 번의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매번 쓰러지고도 다시 일어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자카는 바로 그런 인물이다.
이번 유로 대회에서 자카는 스위스를 이끌고 디펜딩 챔피언을 탈락시키며 8강에 진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그는 아스널에서 버려진 선수였다는 것이다. 자카는 아스널 시절 팬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극명히 엇갈렸다. 일부는 ‘중원의 지휘자’라 칭송했지만, 또 다른 일부는 포지션마다 무난하나 결정적인 무기가 부족한 애매한 자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MCW 스포츠 채널은 아르테타 감독이 전술적 실리주의를 우선시하며, 결국 자카를 정리하고 새로운 미드필더들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데클란 라이스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이 선택을 정당화했지만, 자카 역시 독일 레버쿠젠에서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하비 알론소 감독 아래에서 자카는 주전으로 팀을 안정시키는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플로리안 비르츠가 부상에서 복귀하고, 팔라시오스가 경험 부족을 드러냈으며, 호프만이 새롭게 합류한 상황에서 자카는 중심을 잡고 팀의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그는 공격 포인트 없이도 전술 이행, 경기 조율, 리더십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팀을 이끄는 ‘없으면 안 되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비르츠, 프림퐁, 그리고 그리말도가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을 받는 동안, 자카는 그늘에서 팀을 붙잡았다. 유로 대회에서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첫 경기까지, 그는 스위스의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펼쳤고, 외부에서는 ‘노쇠한 팀’이라 평가받던 스위스 대표팀에 단단한 기초를 마련해줬다.
이전 월드컵에서처럼 강호를 만나면 한계를 드러낼 수 있지만, 유로 대회에서의 안정적인 성적은 스위스 축구에 분명한 의미를 가진다. 조별리그 통과와 디펜딩 챔피언을 탈락시키는 쾌거는, 단순한 결과 이상의 가치가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꾸준히 바꿔나가는 것, 이것이 자카와 스위스가 보여주는 성장의 방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카의 이 활약이 TV로 대표팀 경기를 지켜보는 스위스 아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점이다. MCW 스포츠는 이 아이들 중 새로운 자카가 자라나고 있다고 전하며, 그것이야말로 승리보다 더 의미 있는 진짜 ‘축구의 전승’이라고 평가했다.